당일에는 너무 힘들어서 적지 못 했는데..
앵두 너에게 가졌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싶어서 편지를 적어봐
앵두야. 안녕~ 그 곳에서는 편하게 지내고 있지?
5월 16일 아침 5시 20분경.. 엄마의 다급한 목소리에 온가족이 벌떡 일어나서 너에게로 갔어
그때 이미 너는 숨을 쉬지 않고 있더구나. 불과 몇시간 전만해도 숨쉬는 모습이 눈에 보였는데..
몸은 따뜻한 느낌이 있었지만.. 아무리 불러도 흔들어봐도 반응조차 없었어.
머리를 만지면 따뜻하던 너였는데, 더이상 그렇게 느껴지지 않더라.
약 10일 전부터 급하게 네 몸이 안 좋아졌었어. 다리에 힘이 풀려서 일어나질 못하는 경우가 생기거나 한쪽으로 쓰려지려는 듯한 행동을 보여서 병원에 전화해서 약을 지어서 먹었었지. 며칠간은 효과가 있었는데, 더이상 약이 듣지 않고 상태 계속 나빠지더라.
일어서질 못 할때는 세워주면 그마나 잘 걸어다니고 했었는데, 일어나지도 못하게 되면서부터는 계속 누워있고.. 더이상은 음식도 거부하더라.
그렇게 계속 몸이 안 좋아지고..
3-4일 전부터는 고개조차 들기 힘들어할 정도가 되었었어.
너의 의사표현은 우는 거였어.. 짖는 소리와 다르게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픔도 함께 느껴지더라.
3년전.. 먼저 갔던 너의 엄마처럼 너도 마지막 날에는 그렇게.. 그렇게.. 울더구나..
네 상태를 보면서 가족끼리 마음의 준비를 조금씩 했고, 활발하고 먹을 거 좋아하는 앵두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겠다라는 생각에 엄마아빠랑 많은 대화를 나눴었어. 어떻게 하면 네가 더 고통받지 않을 수 있을까하고 말이지.
네 모습이 점점 안 좋아지는 걸 하루하루 느끼다가.. 마지막 날에..
네가 엄마의 품이 안겨있었는데, 갑자기 고개를 들더라. 그리고 엄마랑 나랑 아빠를 한 번씩 쳐다보더라.
널 보면서 슬퍼하고 싶지 않아서 '오구 앵두 고개 들었어?' 하면서 너랑 눈을 마주치고 웃었는데 그러면서 마지막인가 싶더라.
그리고 그게 정말 마지막이었어. 네가 엄마아빠와 나랑 눈을 마주친 게 말이지..
둥아~ 거기선 더이상 안 아프지? 맛난 것도 많이 먹고, 미미도 잘 만났어?
일 때문에 화장하는 모습은 보지 못해서 미안해..
그래도 아침에 너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널 위해서 더 울 수 있는 시간을 줘서 고마워.
확 터져서 울 것 같아서 꾹 참아가면서 일을 하고서 집에 오니..
한 줌의 재로 항아리에 너가 있는데.. 묘하더라. 그래도 마지막에 널 묻는 건 내가 했어. 네 앞이라 생각해서 안 울었어.
계속 잘가라고.. 고마웠다고.. 미안하다고.. 네 덕분에 행복했다고.. 말하면서 널 묻었단다.
새끼들 중에서 내 눈에 가장 귀여웠던 애기가 너여서 무조건 널 키우겠다고 해서 다른 강아지가 아닌 네가 우리 가족이 되었어.
나는 앵두가 우리 가족이어서 행복했는데, 앵두는 어땠어. 나와 같은 마음일까. 네가 행복했었던 기억만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
먹보에 엄마만 졸졸졸 따라다니고, 피부병 때문에 발이 아파도 아픈 내색도 잘 안하던 참을성 강했던 앵두야.
내 눈에 엄청 엄청 귀여운 앵두야.
사랑한다. 사랑해 우리 둥이~ 거기서는 마음껏 뛰어놀고 아프지 말고 있어.
나중에.. 나 가면 그때 꼭 알아봐줘야 해. 반겨줘야 해~
잘 지내고 있어.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도 네가 많이 보고 싶어.
사랑한다. 우리 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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